(시사저널=이석 기자)대한민국이 저성장·저출생의 늪
(시사저널=이석 기자)대한민국이 저성장·저출생의 늪에 빠졌습니다. 인구 소멸은 곧 지방소멸을 뜻하며,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는 날로 벌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의료도, 주거도, 육아도 빠진 지방 중소도시에서는 청년이 떠나고 노인만 남는 현실이 고착되고 있습니다. 소멸과 집중의 속도를 늦추고 균형을 회복하는 일은 지금 우리 사회가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입니다. 이는 지역균형발전을 약속한 이재명 정부의 시급한 시험대이기도 합니다. 시사저널은 2025년 말까지 지방소멸과 수도권 집중의 현장, 쟁점, 대안을 심층 추적하는 연중기획을 준비했습니다. 특히 각 지역 독자 여러분의 생생한 제보를 바탕으로 삶의 현장을 밀착 취재할 예정입니다. [편집자 주] 대구 달서구 본리동의 한 아파트 단지가 야간에도 불이 꺼져 있다. ⓒ시사저널 최준필 지난 7월7일 오후 3시, '대구의 명동'으로 불리는 중구 동성로는 과거의 화려함을 잊은 듯 쓸쓸한 풍경을 자아냈다. 한때 이곳은 서울 명동, 부산시 서면과 함께 전국 3대 상권으로 꼽혔다. 1990년대까지 랜드마크였던 대구백화점 본점 매출이 신세계 본점을 압도할 정도였다.시간이 지나면서 이 동성로의 명성이 많이 약해졌다. 동아백화점 본점을 시작으로 노보텔, 롯데 영프라자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젊은층의 약속 장소였던 동아백화점 본점 건물은 2021년 폐업 이후 4년째 방치된 상태다. 기자가 현장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퇴근시간이 가까워졌음에도 중심 상권을 오가는 인파는 드물었다. 공실률도 급증했다. 동성로 중심상가 5곳 중 1곳이 비어있다 보니 '상가 임대'라는 플래카드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이런 분위기 속에 젊은층이 빠져나간 동성로 주변은 40층 이상의 초고층 아파트촌으로 변모했다. 2020년대 초부터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포스코E&C, SK건설 등이 경쟁적으로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화려한 겉모습과는 달리 동성로의 속살은 타들어가고 있다. 입주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지만 아직까지 분양을 마무리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삼성전자 공장이 들어서 있는 평택이나 아산의 경우 분양을 산드로 보티첼리가 15세기에 그린 작품 ‘프리마베라’.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오렌지 나무가 빼곡히 들어선 숲. 풀과 꽃들이 화려한 양탄자처럼 깔린 이곳에 투명하고 가벼운 실크 같은, 고급스러운 천을 두른 사람들이 서 있습니다. 가장 왼쪽에 있는 남자는 날개가 달린 가죽 샌들을 신고 있고, 그 옆 세 여인은 반투명한 흰색 드레스에 진주 머리 장식, 화려한 목걸이를 달고 춤을 추고 있네요.정중앙에 선 여자가 신은 신발은 지금 신어도 어색하지 않을 디자인입니다. 무려 500여 년 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그려진 이 그림, 산드로 보티첼리의 작품 ‘프리마베라’입니다.유명하지만 수수께끼인 그림 산드로 보티첼리가 15세기에 그린 작품 ‘프리마베라’. 사진 출처 위키피디아. ‘봄’으로도 불리는 이 작품은 이탈리아 우피치 미술관에 보티첼리의 또 다른 대표작 ‘비너스의 탄생’과 함께 걸려 있습니다. 두 작품은 1990년대 이후 패션 디자인이나 팝 가수들의 화보 같은 대중문화에서도 자주 등장했는데요.이를테면 ‘비너스의 탄생’은 가수 레이디 가가의 2013년 앨범 ‘아트팝’ 재킷 사진에, ‘프리마베라’는 비욘세가 쌍둥이를 낳고 찍은 화보에서 패러디했습니다.덕분에 르네상스 걸작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쉽게 ‘프리마베라’나 ‘비너스의 탄생’을 머릿속에 떠올리죠. 보티첼리를 패러디한 듯한 비욘세의 출산 후 사진. 사진 출처 인스타그램. 그런데 ‘프리마베라’가 이렇게 세계적으로 유명한 그림인 데 반해, 그 그림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완벽히 밝혀진 바가 없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프리마베라’는 무슨 내용으로 그렸는지에 대한 정확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며, 르네상스 시기의 ‘가장 논쟁적인 그림’으로 꼽힙니다.이 시기 유럽 미술을 생각해 보면 독특한 그림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남아 있는 작품들을 토대로 볼 때, 이때 미술가들은 대부분 교회의 의뢰를 받아 성경의 내용을 주제로 그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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